글제목 단장의 미아리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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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등록일 2019-08-11 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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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v.naver.com/v/8238646


최근에 고국에서 미스 트롯이라는 트롯가수 경진대회가 있었는데 송가인이라는 사람이 진이 되었답니다. 저는 지인이 보내준 카톡 영상으로 봤는데 노래를 참 잘하네요. 선 과 미로 선정된 사람들도 어쩌면 그렇게 노래를 잘 할까요. 저는 노래는 잘 못하지만 홀로 차산을 거닐 때나 쓸쓸할 때 가끔 흘러간 옛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합니다. 모임이 있는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한 곡조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평소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부끄럼이 많은 저로서 노래는 때론 감당하기 어려운 일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듣는 것은 좋아합니다. 팝송 클래식 유행가 할 것 없이 감미로운 음률이 들리면 귀가 우선 따라가고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 늦은 시간 혹은 쓸데없는 열망에 사로잡혀 새벽 늦게까지 잠 못 이룰 때 비록 핸드폰으로 듣는 음악이라도 심취해서 들어보면 정말 심금을 울릴 때가 있습니다. 제 오랜 꿈 중에 하나가 조용한 산속에 음향시설 제대로 갖춘 오두막 하나 짓고 온종일 방안에 누워서 좋아하는 음악 실컷 들어보는 것입니다.

특히 송가인 씨의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들을 때마다 눈물짓게 됩니다.

"아빠를 기다리다 어린 것은 잠이 들고 동지섣달 기나긴 밤 북풍한설 몰아칠 때"

"철사 줄로 두손꽁꽁 묶인 채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맨발로 절며 절며 울고 가신 이 고개여"

가사 내용이 슬프기도 하지만 애절한 목소리에 감정이 이입되어 나도 몰래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지천명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이에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유행가 가사에 눈물짓는 내 모습이 어이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랜 무명가수의 서러움을 딛고 찬란한 자리에 오른 라이프 스토리도 재미있고 감동적입니다. 저는 애들도 이젠 다 커서 아빠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차 만들러 윈난으로 왔습니다. 철사 줄에 묶여서 울며불며 끌려온 땅도 아니고, 맨발로 절며 절며 다니는 차산도 아니지만 가끔 힘들 때면 고국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곤 합니다. 이렇듯 상황은 다르지만 심금을 울리는 노래는 음률에 실린 가사 하나하나까지 현실로 다가와 스스로를 정화시키곤 합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여러 음악 장르 중에서도 트롯은 전통가요라고도 불릴 만큼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로 중 장년층에서 즐겨들었든 음악에서 최근엔 젊은 세대들에게도 호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아시다시피 세계 공통의 언어입니다. 혹자는 일본의 '엔카'를 모방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들어서 평화롭고 정서적 순환이 일어나는 음악이라면 굳이 국가를 말해 무엇하겠습니다. 아리랑이 세계인의 음률로 사랑받고 있고 최근엔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케이팝이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는 템포가 너무 빨라서 제가 따라 부르기는 버겁습니다. 그러나 멍하이 산골에서도 울려 퍼지고 있는 한국의 젊은 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왠지 친근하고 대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을 떠나온 지 삼 개월이 되어가니 마눌님의 이유 없는 구박이 잦습니다. 저는 저대로 때로 힘들지만 자기도 집안 살림 회사 살림하랴 힘들겠지요. 그러나 평생 경상도 남자로 살아온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습니다. 젊은 시절 같이 찍은 사진을 보내오고 벌벌 떠는 하트 이모티콘도 보내오지만 저는 그냥 늘 해야 할 일들로 바쁩니다.

또 구박할 것 같아서 심심하면 들어라고 카톡으로 지인이 보내준 트롯 가요제 영상을 보내줬더니 파란 도깨비가 밥상을 발로 차는 이모티콘을 보내왔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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