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소수민족들의 차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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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등록일 2020-01-18 14: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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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차도 가을차도 끝나고 이즈음이 차농들에게는 일년 중 가장 한가한 날들입니다. 가끔 차밭에 가서 잡초나 마른 가지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집 주변의 공터에 채전을 경작하거나 사냥 등을 하며 여유를 즐깁니다. 이곳은 놀이공원, 스포츠 경기장 등의 특별한 위락시설이 없습니다. 설령 있다 한들 차농들은 그런 것엔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밤에는 그래도 집집마다 꼭 있는 대형 TV 앞에서 연속극 보기를 즐깁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제일 먼저 ‘대장금’ 이야기를 하거나 유명 아이돌 가수의 근황을 물어보곤 합니다. ‘한류’로 지칭되는 한국 대중문화의 전파력이 이곳 중국의 변방 오지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뭐 그 유명하다는 '대장금'도 본 적이 없고 아이돌 가수야 그들보다 더 모르는 한국 촌놈인지라 오히려 갸들이 뭐 하는 사람이냐고 되묻곤 합니다...^^ 어떤 차농 집에는 한국의 누구누구 가수라면서 벽면을 사진으로 도배해놓다시피 한곳도 있습니다. 이렇듯 문화의 전파력은 알게 모르게 생활의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하여 그들의 일부가 되고 또 다른 창조를 일구어 내곤 합니다. 뉴스 시간이 되면 그냥 TV 끄고 잡니다...^^ ‘사드’가 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때론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한잔하면서 놀고, 서로서로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갑니다. 외부의 다른 일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여하지 않습니다. 소수민족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저는 그들의 다소 보수적이지만 여유로운 세계관이 참 좋습니다.

 

 

차를 마시는 행위도 분명 하나의 문화입니다. 세계 각국엔 다양한 형태의 차문화가 존재합니다.

영국의 귀족 사교모임에서 비롯된 ‘에프티 눈 티’ 그리고 일과 후 식사와 함께하는 서민 차 문화인 ‘하이 티’

미국의 무더위 속 갈증을 달래주기 위해 발달한 ‘아이스티’

추운 러시아에서 항시 따뜻하게 차를 우려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사모바르’

일본의 고도로 발달한 형식 문화인 ‘고이차/우스차’ 그리고 겉치레보다 본질을 추구하는 '와비사비' 차문화

인도의 길거리 차 문화인 ‘마살라 차이 티’ 등 각 나라마다 그들의 상황에 맞는 문화들이 개발되어 아직도 향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차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그들만의 특별한 차문화 형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일상다반사처럼 너무 일반화되어 있어서 특별한 형식이 필요치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광동성 일대의 식당에서 아침과 차를 겸하여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비교적 오랜 역사를 지닌 ‘자오차(早茶)’ 문화가 있습니다만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 멍하이의 차문화는 어떨까요!

천년의 차 재배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 전세계 보이차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는 곳이지만 이렇다 할 대표적인 음차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옛날에는 포랑족의 ‘수안차(酸茶)’처럼 대나무 통에 차를 넣고 땅에 묻었다가 귀한 날에 반찬으로 꺼내어 먹는 등의 소수민족 특유의 산골 차 문화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잊혀지고 가끔 행사용으로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을 따름입니다. 대부분은 차농들은 그냥 새까맣게 거스른 주전자를 숯불 위에 올리고 좋은 찻잎은 내다 팔고 황편 부스러기 등을 넣어서 물처럼 끓여 마시고 있습니다.

문화란 대중성을 지니고 있을 때 비로소 꽃 필 수 있습니다. 세계 어느 지역이던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는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나의 커다란 물결이 되기 위해서는 인류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그 무엇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차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운산이 늘 생각하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생각하는 차의 정신을 오롯이 담아서 세계의 차인들에게 전달하고,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비록 멍하이의 조그마한 골방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의 이러한 노력들이 차의 역사에 한 줄 기록으로 남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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